가족진보론, 가부장제적 가족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이는 급진적 여권론자들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이혼과 한부모가족, 동거부부 및 동성애부부와 같은 비전형적 가족은 정상가족에서 일탈한 비정상가족이 아니라 자율성과 평등성을 기본 가치로 하는 현대사회의 대안가족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이들은 가족이 변화되어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로 경제구조의 다원화와 불안정성을 지적한다.
가족진보론 변화의 요인
즉 이들은 가족변화의 또 다른 주요원인 중의 하나로 남성 가장의 수입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경제구조와 고용형태의 변화를 강조한다. 실제로 남성가장의 수입과 전업주부 여성 역할을 기본으로 가족을 꾸려 나가는 가족의 수적 비율은 후기 산업사회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이 이를 반영한다. 또한 가족은 사회 내에서 경제적 위기에 의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제도 중의 하나로 경제위기가 가족을 해체시킬 수 있는 주요한 영향력이 있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경제위기 및 불황의 지속은 가족관계 악화는 물론 이의 결과로서 이혼율 증가, 가족구성원에 대한 신체적 학대 및 자녀유기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특히 이들은 가족구조 변화로 인해 가장 커다란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아동의 빈곤화 문제에 대해서도 성차별적 사회구조적 환경을 주요한 요인으로 들고 있다. 하나의 예로서 가족구조 자체가 아동 빈곤의 주요한 요인이라면 이와 같은 문제 양상이 부자가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증적 자료를 보면 미국의 1985년 부자가족과 모자가족의 평균소득을 비교해 볼 때 모자가족의 60.2%가 연소득 1만 달러 미만이었던 반면 부자가족은 전체의 25.8%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모자가족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빈곤문제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직면하는 임금과 고용에서의 불평등이 이들 가족의 빈곤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규명하였다. 또한 서구 및 유럽국가 간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보장정책 비교를 통하여 이들 가족의 빈곤이 정대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대처방식에 따라 해결될 수 있는 사안임을 가족진보론자들은 강조하였다. 그리고 가족의 해체적 위기를 강조하는 가족위기론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혼가정 아동들은 극복할 수 없을 정서적,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가족진보론자들은 반박한다. 부모가 이혼했다 하더라도 부모의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이 있으면 아동들은 대부분 변화된 환경에 성공적으로 잘 적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동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부모의 이혼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이혼 후에 지속되는 부부간 갈등양상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주로 기인한다는 점에 이들은 주목한다. 즉 불행한 가정생활의 지속보다 차라리 이혼하는 편이 자녀의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되며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부모와 자녀 간의 지속적인 심리 정서적 유대를 통하여 자녀들의 새로운 환경애의 적응은 병별 문제가없고 일부 발생하는 문제들은 사회복지실천 개입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가족진보론자들은 이상적 가족형태로서 갖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신화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반박한다. 이들에 따르면 초역사적으로 정상적이고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집착은 신념으로만 존재했을 뿐 가족은 늘 다양한 방식의 문제와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의 연속선상에 놓여 왔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이념형으로서의 이상가족에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을 그림으로써 그 모델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면을 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한다.
더구나 그들은 100년 전에도 아동학대, 성적방종, 폭력, 이혼과 독신의 증가 등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와 가족의 쇠퇴에 대한 우려는 지금과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들은 중심적인 가족가치를 개인의 만족과 자기발전 그리고 자율과 독립성에 두고 있다. 따라서 가족위기론자들에 의해 가족쇠퇴의 증후로 제시되는 이혼율의 증가나 결혼율의 감소를 가족진보론자들은 다르게 해석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가족이나 결혼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기보다는 불행한 가족 그리고 결혼 생활을 굳이 지속ㄷ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상의 전환, 그리고 가족 내의 좀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과 생활방식을 통해 개별 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더욱 적극적인 생활방식을 반영한 것이다. 즉, 변화가 가족과 결혼제도를 존속할 수 있게 하고 더욱 성숙한 가족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가족진보론자들은 간주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상적인 부부관계를 성별분업에 기초한 남성 중심적인 동반자 관계가 아닌 남녀평등한 동업자 관계를 강조한다. 아울러 한부모, 독신, 동거, 동성애 가족 등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가족유형들을 가족제도의 위기 증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적 가족형태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한부모, 독신, 동거, 동성애 가족 등 새로운 가족유형들을 대안적 가족형태로 인정하고 오히려 그 가족들의 적응과 적절한 사회적 기능수행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사회복지정책을 펼치는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해 전통적 가족가치를 강조하면서 가복변화를 사회병리 현상으로 간주하여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회복지정책을 소극적으로 펼치는 미국에서 오히려 가족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은 이를 반증한다고 하겠다.